도시의 메시지
샌프란시스코가 내게 속삭이는 메시지
지난 10년간, 이메일이나 링크드인으로 연락 온 한국의 방문객들과 꾸준히 커피챗을 해왔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같은 한국인임에도 서로의 ‘기본값(default)‘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게는 당연한 전제가, 상대에겐 신선한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다.
Paul Graham은 Cities and Ambitions에서 도시는 저마다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말했다. 뉴욕이 ‘부’를, 보스턴이 ‘지성’을 속삭인다면, 샌프란시스코가 내게 속삭이는 메시지는 바로 ‘혁신으로 세상에 임팩트를 남겨라’다.
이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믿음과 태도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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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최고의 나 자신으로 성장하라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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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혁신으로 세상의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는 순진할 정도의 낙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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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통념을 건강하게 무시하는 태도 (규칙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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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나 배경보다, 그 사람이 세상에 남긴 ‘임팩트’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이 메시지들은 2025년 AI 붐 속에서 더욱 노골적인 요구가 되었다. 공상 과학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오가고,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 되었다. 지금이 바로 인류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며, 우리가 그 역사를 쓸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분위기가 의무감처럼 도시 전체를 감싼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AI 분야에 계신 분들이라면, 이곳의 공기와 에너지, 대화의 ‘기본값’을 직접 체험해 보시길 권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편하게 연락 주시길.